윤 대통령의 PI가 완전히 망했다고 한다. '윤석열'이라는 리더는 하나의 상징이다. 그가 자주 쓰는 말, 손짓 하나, 옷차림, 걸음걸이, 먹는 음식, 시선처리, 목소리, 사소한 습관들은 메시지가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행동이다. 리더는 어떤 결정과 행동을 함으로써 메시지를 전하고 그것을 유권자들의 동의와 지지로 이어지도록 만든다. 특히 참모들은 리더의 PI 구축을 위해 방문 장소(장소에 담긴 메시지)와 그 장소에 적합한 메시지를 고려해야 하고, 어떤 메시지를 부각시킬지, 어떤 메시지를 감출지 정교하게 판단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완전히 망한' PI 마케팅 사례는 셀 수가 없다. '격노'의 아이콘이랄지, '술꾼'의 이미지랄지 하는 것들이다. 특히 유수의 언론인들이 점잖은 칼럼으로 수차례 '술을 멀리하라' 조언해도 듣지 않고 여당 행사장에서 맥주를 돌리면서 스스로 강화하는 '술꾼'의 이미지는 국정 운영 모든 사안에 '밈'으로 들러붙는 고약한 PI 실패 사례로 꼽힌다.
이런 PI는 그나마 개선 가능성이 있는 것들이다. 이상하긴 해도 우리 주변에 있는 친근(?)한 이미지들이어서다. 그런데 개선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PI들이 있다. 이른바 '내로남불의 덫'이라고 표현해도 좋을 것들인데, 대중은 공정하다 믿은 리더가 공정하지 않다는 걸 발견했을 때 두 배로 실망하게 된다. 이럴 땐 리더도, 대중도 '인지 부조화' 현상에 빠져든다.
PI 전략은 정교해야 한다. 기계처럼 '긍정적 이미지'를 쫓다간 또 망할 수가 있다. 소위 '미담으로 망하는' 사례다. 이를테면 윤석열 검사가 '국정원 댓글 사건'의 부당한 수사 개입에 항의하고,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할 때 일선 검찰청을 방문해 검사들을 격려하면 '정의와 공정'의 PI가 강화되지만, '채상병 사건'의 부당한 수사 개입의 주요 용의자가 된 후 해병대 부대를 찾아 사진을 찍으면 "거기가 어디라고 감히"라는 반응을 불러온다. 이를테면 이명박이 '가훈이 정직'이라고 소개하는 것이나, 박근혜가 최순실과의 우정을 '순수한 마음'으로 포장하는 것처럼 말이다.
대통령과 영부인이 일부러 사람들을 괴롭히려 하는 '악인'들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대통령 부부는 참으로 이상하게 보인다. 그 이상함이 점점 일상화되면서 간혹 '언캐니(uncanny, 섬뜩함)'의 영역으로 들어간다. 익숙한 지식과 상식에 의한 인식의 국경을 넘어서 갑자기 낯선 영역에 도달할 때, 우린 섬뜩함을 느끼곤 한다. 이런 건 PI로 해결할 수 없다. 진실을 말하고, 이해를 구하는 방법만이 유일하다. 그렇지 않다면 우린 영원히 '해병대'와 '명품백'의 잔상에 갇혀 지내야 한다. 마치 윤석열 부부가 있는 채팅방에 강제 초청됐는데, 아무도 모르게 2년 째 관전하다보니, 눈치가 보여 막상 채팅방을 나갈 수 없게 된 상황에 처한 묘한 기분이다. 다행히 카카오톡엔 '조용히 나가기' 버튼이 있지만, 현실에는 그런 버튼이 존재하지 않는다.
대통령 부부의 모습이, 참으로 이상하다.
~여러 내용중 요약본 임
~더러운 것이 많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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