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 채수근 상병의 사망 사건은 군의 안일한 대응과 부실한 안전대책의 결과였습니다. 그러나 진실 규명을 위한 노력마저 대통령실의 외압에 막힐 위기에 처했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정황들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대통령실의 지시에 따라 사건의 덮개를 씌우려 했음을 강하게 시사합니다.
군은 당초 사고 현장을 지휘한 임성근 1사단장 등 8명의 과실치사 혐의를 인정하고 수사 결과를 경찰에 넘기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이첩 직후 청와대에서 전화가 오고, 장관의 지시로 수사 결과가 즉각 회수됐죠. 장관실과 국가안보실 사이엔 수시로 연락이 오갔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또한 장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수사에 개입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특히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의 회의'가 열렸던 날, 회의 직후 장관에게 전화가 걸려왔고 곧바로 경찰 이첩이 보류된 사실은 충격적입니다. 대통령실이 사건을 반드시 덮어야 할 사안으로 인식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1970년대 미국 워터게이트 사건을 떠올리게 합니다. 당시에도 대통령이 특검을 해체하라고 지시했지만, 법무부 장관과 차관은 이를 거부하고 소신 있게 사임했습니다. 그들은 권력의 외압에 굴복하기보다 양심을 택한 것이죠. 반면 이종섭 장관은 눈앞의 자리를 위해 진실을 외면했습니다.
만약 그때 소신껏 사임했더라면 그는 당당히 역사에 기록될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그는 대통령실의 눈치를 보며 군의 정치적 중립성마저 훼손했고, 결국 스스로를 역사의 죄인으로 만들었습니다. 워터게이트 사건의 교훈을 잊은 채 권력에 영합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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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압에 흔들리지 않는 소신, 양심에 따른 행동만이 역사에 남을 수 있습니다. 진실이 은폐되고 책임이 회피되는 한 우리는 또 다른 채수근의 희생을 막을 수 없습니다. 이종섭 장관의 행태를 보며 군이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조직임을 망각해선 안 된다는 깨달음을 얻습니다. 권력의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확고한 소신과 투명성만이 군에 대한 신뢰를 지킬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단순히 군 내부의 과오를 넘어, 우리 사회 전반에 만연한 무사안일과 진실 은폐의 관행이 빚어낸 참사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오랫동안 잘못 굳어진 의식과 시스템의 결과입니다.
이번 사태로 우리는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한국이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교육이 달라져야 한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학교에서부터 권력에 맞서 진실을 말하는 용기, 양심에 따라 행동하는 정신을 가르쳐야 합니다. 안전불감증을 극복하고 실수를 인정하며 개선해 나가는 문화를 심어주어야 합니다.
나아가 우리 사회 전반에 투명성과 윤리의식이 뿌리내려야 할 것입니다. 군이든 정치권이든 잘못을 감추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관행에서 벗어나, 진실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책임지는 태도를 배워야 합니다. 권력을 가진 자는 더더욱 높은 도덕성을 갖추어야 합니다.
이는 하루아침에 이뤄지기 어려운 과제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채수근 상병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으려면 변화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미래 세대를 올바르게 교육하고, 사회 전반에 옳은 가치관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것이 참된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길이 될 것입니다.
기분이 우울해지는 하루네요.
모두들 더 나은 내일을 생각하며
추천 구걸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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