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이었던 시절
수류탄 투척 훈련을 갔을 때
간단 했다...
참호에서 건너편 물웅덩이에 던지면
물보라가 펑 하고 올라오면 끝이었다
참호 안에는 중대장님이 계셨다.
호 안으로 들어가서
중대장님의
의례히 하는 간단한 얼차례겸 긴장 훈련
그리고
호안에 수류탄
호밖의 수류탄
연습하고...
수류탄...
받고
안전핀 뽑아...
하는 데...
안전핀이 잘 안뽑혔다...
살벌한 분위기에서 빨리 뽑아야 겠기에...
수류탄을 살짝 돌려서 잡아서 안전핀을 뽑았다...
그러니까 교본의 정석대로 잡은 것이 아니고
손잡이가 살짝 돌아간 상태였다.
목표물 확인
목표물 확인!
수류탄 투척
수류탄 투척!
던지는 데...
어라 손잡이의 스프링이 팅 팅기면서
(그러니까 교본 대로 잡아야 하나 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가나 싶더니
바로 눈 앞에 수류탄이 떨어진 것이다.
바로
"호밖에 수류탄"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등병이었던 나는 그냥 어리 둥절했다.
어? 저게 왜 저기 떨어졌지?
그런데 순간 중대장님이...
나를 쳐다보면서 말하셨다.
(이 중대장님.. 병으로 시작해서 중대장 까지 오른 분인데..
물론 나중에 다른 곳으로 가셨지만
경륜이 대단하시다...)
"야. @@@!"
"네! 이병 @@@!"
"좃 댔다 빨리 엎드려..."
하시더니
참호 안으로 깊숙히 나의 머리를 내리 꽂으며
말그대로
"호 밖의 슈루탄 상황"으로
완전히 몸을 웅크리는 상황이 되었다
머리 위로 쏟아지던 그 수많은 돌.. 그리고 가루들...
잠시후 다시 일어나.. 중대장님
"야 @@@!"
"네. 이병 @@@!"
"수류탄 투척 대단히 불량"
그리고는 수류탄 훈련 끝날때 까지 쪼그려 뛰기를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경험없는 이등병이... 수류탄이 떨어진 것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가
아마도 터졌으면 지금 어찌 되었을 까...
그 중대장님 가끔씩 생각이 나고
수류탄 투척 훈련에 바로 옆에 교관이 없었나?
이해가 안된다. 그것도 훈련병 상황에서...
수류탄 사고에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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