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 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대표 저희가 처음으로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이재명 : 네, 반갑습니다.
▶김어준 : 이야, 인터뷰 이게 얼마만입니까.
▷이재명 : 정말 처음인 것 같은데요.
▶김어준 : 여기는 처음이고 인터뷰 한 지도,
▷이재명 : 오래됐죠.
▶김어준 : 네, 햇수로 2년은 넘은 것 같은데. 거제도 새벽에 다녀오셨더라고요, 그 짧은 시간에.
▷이재명 : 네, 거제도 지금 정말 박빙이어서 그래도 한 표라도 도움이 될까 해서 밤늦게 갔다 새벽에 들렀다 왔습니다.
▶김어준 : 이 앞에 그 대표님이 영입한 세 분. (웃음)
▷이재명 : (웃음) 그렇게 험지로 가신 분만 모셔가지고 감사드립니다.
▶김어준 : (웃음) 아픈 손가락만 모셨어요.
▷이재명 : 네, 정말 볼 때마다 미안합니다. (웃음)
▶김어준 : (웃음)
▷이재명 : 그런데 거기를 양지로 만들어야죠.
▶김어준 : 그러니까.
▷이재명 : 역량 있는 분들이시니까 실제 그렇게 되기를 기대하고 열심히 해야 됩니다.
▶김어준 : 최근 일정 보니까 어마어마하시던데. 이야, 이거 목숨을 걸었구나 싶던데.
▷이재명 : 맞습니다.
▶김어준 : 사실 이 총선에 이재명의 목숨 달린 거 맞지 않습니까?
▷이재명 : 실제로 목숨이 달렸습니다.
▶김어준 : 달렸죠.
▷이재명 : 정치적인 생명도 생물적인 생명도 달리지 않았나 싶습니다. (웃음)
▶김어준 : (웃음) 아니, 그 얘기하시니까 목은 어떠세요, 목?
▷이재명 : 뭐 고개를 돌리면 아직도 신경이 손상이 됐는지 찌릿찌릿하죠.
▶김어준 : 아, 그래요?
▷이재명 : 네, 그때마다.
▶김어준 : 그것 좀 보여주세요.
▷이재명 : (웃음) 보여드리기가 좀 그런데.
▶김어준 : 아니, 좀 보여주세요. (웃음)
▷이재명 : 보기 싫다는 분들이 많아요.
▶김어준 : 아니, 살짝만 보여주세요, 한 번만. 한 번만.
▷이재명 : 지금 이 가로로 난 상처가,
▶김어준 : 어우.
▷이재명 : 이거는 수술 자국이고 이게 이제 칼자국입니다. 십자가가 생겼어요. (웃음)
▶김어준 : (웃음) 그 피습 순간의 영상 나중에 보셨어요?
▷이재명 : 아, 저도 봤는데 두 번 보기 어렵더라고요.
▶김어준 : 저는 사실 가끔 일부러 봐요. 왜냐하면,
▷이재명 : 저는 처음에 맞았을 때 퍽 소리 나서 주먹으로 목을 때렸나 이런 느낌이었는데 갑자기 자꾸 뜨끈뜨끈한 느낌이 들어서 아, 이게 찔렸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김어준 : 우리가 어떤 시대에 살고 있는지 상징하는 적나라한 장면이라 저는 가끔 보는데 그런데 사실 그 장면 보고 저는 돌아가시는 줄 알았어요. 누워서 무슨 생각하셨어요?
▷이재명 : 하늘이 푸르다, 이 생각 들었습니다.
▶김어준 : 하늘이. (웃음)
▷이재명 : 이게 마지막 보는 하늘이구나, 이 생각이 들더라고요.
▶김어준 : 아, 그런 생각하셨어요, 실제로?
▷이재명 : 네.
▶김어준 : 아, 이게 마지막일 수도 있겠다?
▷이재명 : 이게 잡고 있는데 뜨거운 느낌이 들어서 아, 찔렸구나 느낌이 들고. 그래서 제가 그래서 세게 눌러라, 지혈을 해야 되니까. 뭐 그러고 있으면서 때가 왔나보다, 그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어준 : 이런 얘기 처음 하시는 것 같은데.
▷이재명 : 네.
▶김어준 : 안귀령 후보가 사고 얼마 후에 제가 안귀령 후보한테 들은 얘기인데 한민수 대변인하고 통화하다가 그때 돌아가시는 줄 알았다고 둘이 통화하면서 울었다고 하더라고요. 처음 듣는 이야기죠?
▷이재명 : 처음 듣습니다. 그렇게 생각한 분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김어준 : 그런데 부산병원 도착해서, 이거는 저희가 김지호 실장한테 들은 얘기인데 이것도 공유되지 않은 얘기입니다. 부산병원에 도착해서 아직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 없을 때 김지호 실장한테 그러셨다면서요, 아내한테 말 좀 전해 달라고.
▷이재명 : 네.
▶김어준 : 그리고 뭘 전해 달라고 했는지는 김지호 실장이 말을 안 해 주던데. 문 대통령에게도 전해 달라고 했던 말이 있다고 하던데 그거는 총선 이기면 다시 모시고 듣기로 하죠, 이기면. (웃음)
▷이재명 : 네. (웃음) 꼭 이겨야죠.
▶김어준 : 그러니까 아, 이게 마지막일 수도 있다, 그때 생각하시기는 하셨네, 진짜.
▷이재명 : 저는 사실 그 일종의 예감이라 그럴까. 이제 그 일이 생기기 전에 사실 그런 상상? 그런 느낌? 그런 것들이 꽤 있었어요, 목에 찔리는 느낌, 이런 습격당하는.
▶김어준 : 그래요?
▷이재명 :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그런 느낌이 있었는데 아, 진짜 그때가 왔구나 그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어준 : 아, 누워서?
▷이재명 : 네.
▶김어준 : 그리고 병원에서도 마찬가지로 생각하셨을 거고.
▷이재명 : 병원에서도 마찬가지고요. 제일 안타까운 게 제 아내였죠.
▶김어준 : 의사,
▷이재명 : 아무 죄 없이 온갖 훼손들을 당하고.
▶김어준 : (웃음)
▷이재명 : 그런데 제가 그 후에 제일 황당했던 거는 이제 좀 정신이 들고 나니까 우리 사회가 확실히 심리적 내전 상태에 들어가는구나, 이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이게 원래 통합의 정치를 하는 게 이 국가수반의 제일 큰 역할이거든요. 원래 이해관계를 두고 충돌하지 않습니까.
▶김어준 : 네, 갈등 조절하고.
▷이재명 : 갈등 조절하고 통합하고. 그런데 대통령이 갈등의 언어를 사용하잖아요. 갈등을 부추기죠. 원래 상전이 헛기침하면 아래에서는 몸살이 난다고 하는 건데. 결국은 이게 국가를 갈등과 대결로 몰고 간 결과다. 앞으로 더 심각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그런데 이게 한 개인에 의해서 벌어진 일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뭔가 이 심리적 배후들이 있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국가가, 정부가 한 행태가 그렇죠. 물청소하는 장면. 정말 그게 충격적인 장면입니다.
▶김어준 : 충격적인 장면이죠.
▷이재명 : 개인은 그럴 수 있죠. 그러나 이성적이야 될 국가가 흔적을 지우는 행위를 한 거 아닙니까, 신속하게.
▶김어준 : 말도 안 되는 장면이죠.
▷이재명 : 배현진 후보가 폭행당했을 때 폴리스라인 치고 현장 보존하고,
▶김어준 : 뭐 당연한 건데.
▷이재명 : 과학수사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여기는 실제로 칼로 목을 찔려서 죽을 뻔 했는데 그 현장을 즉각 혈흔을 지우는.
▶김어준 : 1mm 차이로 살았다고 하는데.
▷이재명 : 네, 1mm 차이죠. 의사들도 아슬아슬했다고 천운이라 그러더라고요. 국가의 행태라고 하는 게 결국 이 사건의 본질을 보여주죠.
▶김어준 : 그런데 저쪽에서도 징글징글할 것 같아요. 아, 이재명 정말 안 죽는다. (웃음)
▷이재명 : (웃음)
▶김어준 : 아니,
▷이재명 : 운명인가보다 합니다. (웃음)
▶김어준 : (웃음) 검찰이 몇 년간 털고 수백 번 압수수색하고 주변 싹 잡아가고 구속영장 치고 막 국회에서 체포동의안 통과되고 목에 칼이 찔리고.
▷이재명 : (웃음) 지금도 털고 있습니다.
▶김어준 : 그런데 또 살아나고 또 살아나고 또 살아나고. 그런 일을 한 번씩 겪을 때마다 무슨 생각하세요?
▷이재명 : 운명이거니 하죠. 어쩌다 이 길로 들어왔나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고.
▶김어준 : 고달픈 인생입니다. (웃음)
▷이재명 : 정말 그렇습니다. (웃음) 결코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았습니다.
▶김어준 : (웃음) 말 나온 김에,
▷이재명 : 모두가 행복하게 살고 싶었죠.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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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이재명을 보면 생각나는 맹자의 구절..
“하늘이 장차 그 사람에게 큰 일을 맡기려 할 때에는 반드시 먼저
그 심지(心志)를 괴롭게 하고,
그 살과 뼈를 고달프게 하며,
그 신체와 피부를 주리게 하고,
그 몸을 궁핍하게 하며,
그가 하는 일마다 잘못되고 뒤틀리게 하는데,
이는 그 사람 마음을 분발시키고,
성격을 강인하게 함으로써 그의 부족한 능력을 키워주려는 것이다.”
<맹자>
그런사람 그런세상
모두가 바라는게 그런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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