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에서 160번 시내버스 운행하고 있는 강기사입니다~
오늘은 너무 감사한 일들이 있어서 글 한번 남겨보고자 퇴근하고 간만에 로그인해서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차고지인 도봉산에서 16:40분에 출발하여 17:40분경 종로 진입을 하였습니다~ 금요일이고 일찍 퇴근하는분들도
계시어 차안은 이미 만차.. 광화문 사거리 신호대기중 뒤에 버스는 한대도 없었고 갑자기 삐용삐용 하면서 구급차가
쏜살같이 옵니다. 그래서 승객분들에게 비켜주려면 핸들 확 틀어서 공간 만들어야 되니 꽉 잡으세요 했더니 모두가
꽉잡았어요 대답해주시면서 마치 선생과 제자(?) 가 된 느낌으로 구급차 보내고 훈훈하게 1차 마무리 했어요~
서대문 사거리 진입하니 6~7개월정도 되보이는 임산부가 탑승하시더라구요. 아무리 세상이 각막해도 단거리라도
앞문에 낑겨서 이동하는건 무리일거 같아 "혹시 자리에 앉아계시는분중에 곧 하차 하실분이 계시다면 자리 하나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 했더니 세상에나 5명정도가 일어나서 이쪽으로 오라고 서로 손을 흔들어주셨어요..
너무 감사했습니다. 자리 양보에 대해 호불호가 좀 갈리겠지만 자녀를 낳고 키워보셨다면 충분히 이해하셨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임산부 승객분은 탑승 5분 정도 후에 하차하셨어요. 다시 한번 손들어 주신분들 감사합니다ㅠㅠ)
충정로. 아현동. 공덕역까지 같이 지나가는 260번과 600번이 오지 않았는지 정류장에 계시는분들마다
제차를 타려고 하셔서 심각한 만차.. 저희는 늘 겪는일이라 조심히 다음정류장인 마포역에 진입하는데 누군가가
손을 힘차게 힘들고 계십니다. 휠체어를 타신 남자분과 그의 일행분이시더라구요. 혼자 다니시는게 좀 힘든분이셨는지
전동휠이 아닌 수동휠체어.. 여기서 고민과 문제가 생깁니다.. 만차인 경우에는 합법적 승차거부도 가능하지만 저분을
제가 안태우면 제 뒤차가 태워야겠지만 18:00 정각 퇴근시간이라 같은 상황일거 같아서 정류장 진입 후 승하차 문을
열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조심스레 승객분을 도와드리려면 시간을 조금 지체를 해야 되고, 휠체어가 탑승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실 수 있냐 얘기하니 몇몇 승객분께서 굳이 목적지도 아닌데 하차를 해주셨어요.. 다행히도 공간이 생겨
리프트를 빼서 탑승을 하고 목적지를 여쭈니 종로2가를 가신다고.. 허허.. 방향이 반대인데..^^ 건너가서 타셔야 된다고
말씀드리고 이제 나머지 못태운 승객분들 모두 탑승 후 리프트를 집어넣으려고 하니 맙소사 에러가 발생되어 들어가다
말고 중간에 걸려버립니다. 리프트를 빼놓은 상태에서 승객분들이 그걸 다 밝고 올라오셔서 무게 중심이 아래로 조금
쏠리며 철판이 살짝 눌림과 동시에 일시적 오류가 발생한겁니다. 제가 수동으로 직접 넣어야 되는데 운전석에서 버튼을
눌러줄 사람이 필요해서 여성 승객분께 혹시 저 버튼좀 눌러주시면 안될까요? 했더니 흔쾌히 오케이 해주셨는데 이게
수동으로 하면 생각보다 잘 안들어가요.. 그때 남자 승객 2분이 하차하시어 저를 도와주시는겁니다. 어찌저찌해서 무사히
집어넣고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손에 기름때가 묻으셨을텐데 물티슈 하나 드리지 못하고 너무 죄송하고 감사했습니다.
마포역 정류장을 출발하면서 (약 5분정도 지체) 차량이 좀 오래지체되서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니 승객분들 누구 하나
가릴거 없이 괜찮아요~ 해주시는데 완전 감동받았습니다. ㅠㅠ 이후 여의도. 영등포. 신도림 퇴근시간에 제대로 걸려서
승.하차 하시는분이 어마하게 많았지만 모두 기사님 감사합니다 해주셔서 기분좋게 운행을 할 수 있었답니다~
퇴근길 만원버스에 (저희 노선은 승차량이 서울2위. 전국 3위랍니다ㅠ) 녹초가 되신 승객분들 짜증나고 힘드셨겠지만
서로 작은배려로 이 부족한 기사를 많이 도와주셔서 오늘 하루도 무사히 운행을 마쳤답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불금 보내시고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사진은 지난주 친구 결혼식장에서 찍은 배경입니다~ 제 고향 동네이기도 하구요~
바다가 우리 160번 승객분들 마음처럼 너무 예뻐서 같이 올려봅니다~ )
저도 최근들어 버스를 타보기 시작했습니다. 탈때마다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하며 타는데 늘 기사님들이 반갑게 맞아주시더라구요.
마음좋은 기사님이라 마음좋은 승객분들이 타시나 봅니다. 오늘도 수고 하셨구요 내일도 안전운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사람 상대하니 스트레스도 많이
받으실텐데 고맙습니다
코로나 한참일때 나이드신 버스기사님
시비 붙어 싸우는 남자
제가 허리춤 잡고 끌어내려서
타이르고 보냈던 생각이 나네요~^^
주인공이신 기사님이
언젠가 소나기 그치고 예쁘게 무지개가
떴을때 마포대교에서 30초 정도 정차하시어
(앞뒤 차량 소통에 문제없도록 시간 맞춰주심)
그 차안에 손님들이 평생 간직할 추억을
만들어 주신 분입니다.
SBS 라디오에서 중간 광고타임때
아름다운 미담으로 몇달정도 계속 나오기도
했구요.
글 읽는 동안 훈훈한 정이 느껴지네요^^
승객들도 훈훈하고~
건강하세요
그런분들이 많은 세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안전운전 하시길 바랍니다.
글만봐도 훈훈함이 넘쳐납니다~
항상 안전운전 하시고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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