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 중 23% 점유 대형트럭, CO2 배출량은 절반
버스는 CNG에서 전기·수소로, 대형 트럭은 제자리
구매보조금 받는 소형 전기트럭, 판매량 급감 속
출시 대기 중대형 전기트럭은 보조금에 애만 타
엑시언트 수소트럭, 판매 저조와 시장 반응 ‘냉랭
현대차의 전기버스 일렉시티 EV
기술은 발전했지만 현장 도입은 버스와 트럭 간 격차가 뚜렷하다. 버스는 디젤에서 CNG(압축천연가스)를 거쳐 전기·수소로 빠르게 전환 중이나, 중대형 트럭은 여전히 디젤에 의존하고 있다. 소형 전기트럭마저 영업용 번호판 무상 지급 혜택 종료와 LPG트럭의 성공적 안착으로 판매가 급감하면서, 15년간의 친환경 상용차 정책 성과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우여곡절 겪은, 친환경 상용차 15년
상용차 업계의 친환경 여정은 지난 15년간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왔다. 환경 규제 강화와 시장 요구에 맞춰 다양한 대체 연료가 시도되었고, 결국 전기와 수소가 미래 동력원으로 떠올랐지만 그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버스 부문은 비교적 일찍부터 친환경화에 성공했다. CNG버스는 충전 기반시설(인프라) 구축이 용이하고 기술 완성도가 높아 빠르게 보급됐다. 정부의 보조금과 연료세 감면 지원에 힘입어 서울시는 2014년까지 시내버스 대부분을 CNG로 전환했다.
전기버스는 2010년 출시된 현대자동차의 ‘일렉시티’를 시작으로 기술 개발이 본격화되어 현재 주류로 자리 잡았다. 2020년에는 수소버스가 ‘달리는 공기청정기’라는 호평과 함께 차세대 친환경 대안으로 부상했다. 버스 부문은 디젤에서 CNG를 거쳐 전기와 수소로 성공적인 전환을 이뤄가고 있다.
반면 트럭 부문은 여전히 난관에 봉착해 있다. 일찍이 2009년 당시 타타대우상용차가 4.5톤 LPG 트럭을 선보였으나 인프라 부족과 성능 한계로 시장에 뿌리내리지 못했다. LNG 트랙터 역시 타타대우와 볼보트럭이 순차 공개하기도 했다.
진정한 변화는 대기관리권역법 시행으로 디젤 소형 트럭 신규등록이 제한되면서 비로소 시작됐다. 정부가 소형 전기트럭 구매자에게 3,000만 원 상당의 영업용 번호판을 무상 지급하는 파격적 지원책은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데 충분했다. 하지만 이내 혜택 종료와 함께 판매는 급감했다. 중대형 트럭 시장에서는 현대차가 2020년 ‘엑시언트 FCEV’ 수소트럭을 출시했지만, 충전소 부족과 비싼 가격으로 시장의 반응은 냉랭하다.
현대차 '엑시언트 FCEV'
전기·수소버스, 친환경화 성공 사례로 우뚝
버스 시장은 친환경화 전환에 순항하는 듯 하다. 전기버스 판매량은 작년 3,378대로 전년 대비 42% 증가했으며, 수소버스도 1,045대로 무려 187.8% 급증했다. 반면 CNG버스는 938대로 15.3% 감소하며 점차 자리를 내주는 추세다.
시장 구도도 크게 변화했다. 과거 현대차와 자일대우가 양분하던 시내버스 시장에, 전기버스 시대에 접어들자 하이거, 비야디 등 중국 브랜드들이 진입하며 경쟁이 다각화됐다. 특히 9m급 중형 전기버스에서는 중국산 점유율이 50%를 넘어서며 국산 업체들에 위협이 되고 있다.
수소버스 시장은 현재 현대차가 독점하고 있지만, 올해부터 하이엑시움모터스, 우진산전 등 새로운 경쟁자들이 진입을 앞두고 있다.
버스 친환경화 성공의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대중교통 수단으로서 환경 개선 효과가 시민들에게 직접 체감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다. 둘째, 정해진 노선 운행으로 충전 계획이 용이하다. 셋째, 정부와 지자체의 지속적인 보조금으로 구매 부담이 줄었다.
다만 지난해 12월 충주시에서 발생한 수소버스 충전 중 폭발 사고는 안전 우려를 낳았다. 그럼에도 정부는 2030년까지 수도권 광역버스 2만 1,200대를 수소버스로 전환하는 계획을 강력히 추진 중이다.
친환경 트럭, 소형은 쇠퇴·중대형은 난항
버스와 달리 트럭 시장의 친환경화는 정반대 양상이다. 소형 전기트럭 판매는 영업용 번호판 무상 지급 혜택 종료와 보조금 축소로 2023년 4만여 대에서 2024년 2만여 대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컨슈머인사이트 조사에 따르면 ‘전기트럭 구매의향’도 2022년 55%에서 2024년 37%로 18%p 하락했다.
원인은 전기트럭의 기술적 한계다. 200km의 제한된 주행거리와 1시간의 충전시간은 화물 운송업 특성과 맞지 않는다. 고속도로 휴게소 충전소 포화 문제도 장거리 운송의 장벽으로 작용한다.
중대형 트럭 시장은 상황이 더 열악하다. 2023년 볼보트럭코리아가 출시한 ‘FH 일렉트릭’은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된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복잡한 인증 절차와 불확실한 정부 지원으로 시장 진입이 지연되고 있다.
올해는 작년에 공개된 타타대우모빌리티의 ‘기쎈’이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하고, 이베코의 ‘e데일리’, 다임러트럭의 ‘e악트로스’가 공개될 예정이지만, 정부의 명확한 보조금 지원 없이는 시장 확대가 어려운 실정이다.
최대 걸림돌은 역시나 재정 지원과 인프라 부족이다. 4억~6억 원에 달하는 중대형 전기트럭은 보조금 없이 구매가 어렵지만, 국회 심의 대상에서조차 제외되어 있다. 충전 네트워크 구축도 답보 상태다.
수소트럭도 마찬가지다. 현대차의 ‘엑시언트 FCEV’는 작년 단 11대만 판매됐다. 수소충전소 부족, 6억 원 이상의 가격, 낮은 실용성이 주요 장애물이다.
국내에서의 복잡한 인증 절차와 불확실한 정부 지원으로 시장 진입이 지연되고 있는 '볼보 FH 일렉트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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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용 기자 jung.hy@cvinfo.com
출처-상용차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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