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50대 늦깎이 드라이버입니다. ^^
미니 일렉 출고한 지 벌써 6개월이 넘었네요.
GT3처럼 퍼포먼스가 강렬한 레이스카는 아니라서
전반적인 운용 및 충전 환경 등을 위주로
'미니 일렉트릭 운행기' 한번 정리해 보겠습니다.
미니를 들이기 전 제가 보유하고 있던 차들은
911 GT3, E 300 4매틱 Ex, 그랜저 캘리그래피였어요.
그 중 E 300을 후배에게 넘겨주고 나니
이번엔 비슷한 성격의 가솔린 세단 2대가 아닌
전기차를 들여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모델 3에서부터 아이오닉 5, 폴스타 2까지
웬만한 전기차들은 모두 타봤는데... 다 너무 무거워요. -.-
배터리 때문에 대부분 2톤 전후의 중량이다보니
경쾌한 드라이빙을 선호하는 제겐 맞질 않았습니다.
모델 3 퍼포는 빠르긴 한데 디자인과 내부가 별로.
아이오닉 5가 가장 합리적인 대안인 것 같아
2번이나 시승하며 거의 계약하려는 순간
후배가 출고한 미니 일렉을 심심풀이로 타봤다가
그 다음날 바로 성수 도이치에서 계약해버렸네요. ^^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가벼운 차체 무게입니다.
미니 일렉의 공차중량이 1,390kg예요.
992 GT3(1,475kg)보다도 가볍습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아닌 기존 내연기관 미니에
배터리만 넣다보니 차체가 가벼워졌고
일단 미니 3도어가 워낙 작아 가볍다는. ㅋ
그래서 주행거리도 짧아요. 170km입니다.
전기차를 알아보는 분들은 다들 여기서 실망.
그런데 저는 이 단점이 외려 장점으로 느껴졌어요.
어차피 메인카로 쓸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출퇴근용 시내바리로는 최고의 스펙을 갖춘 차!
184마력, 27.5kg.m, 제로백 7.3초.
실용 구간인 시속 120까지는 쑥쑥 올라가요.
거기에 전장 3,850, 전폭 1,725.
강남 좁은 골목과 주차장도 마음대로 다닙니다.
집밥, 회사밥 다 널널한 편인 것도 한몫했고요.
출고 후 가입한 미니 카페에서도 보니
다들 미니 일렉은 세컨카로 사용하십니다.
애초에 그런 목적인 차예요. 그러니 대만족.
내년에 나올 신형은 주행거리가 늘어나는데
그만큼 배터리 무게도 늘어 둔해질 겁니다.
또 하나의 만족감은 '미니라는 것'.
차를 좋아하지만 미니는 이번에 처음 사봤는데
왜 미니가 인기인지, 왜 미니를 또 사는지
제가 소유해보니 이해가 되더라구요.
미니 매니아들이 입 모아 얘기하는 말이 있죠.
"세상에는 두 종류의 차가 있다.
미니와 미니가 아닌 차." ㅎㅎ
이게 정~~~말 맞습니다.
예를 들면 C클래스는 3시리즈와 A4,
G80은 E클래스/5시리즈/A6... 경쟁 모델들이 있죠.
미니는 그런 게 존재하지 않습니다.
미니를 살 것인가? or 다른 차를 살 것인가?
의 고민만 있을 뿐이에요.
911처럼 수십 년간 지켜온 아이코닉 디자인,
아주 작은 해치백이 주는 민첩한 드라이빙,
동글동글 원형으로 이루어진 익스&인테리어...
그리고 미니만큼이나 트렌디한 미니의 오너들.
이 모든 것들이 미니의 유구한 자산입니다.
단점도 물론 존재해요. 음...
도로에서 미니를 운행하고 있으면
무시하고 달려드는 개놈들을 제법 만나요. ㅋ
운전자가 여자라고 생각하는 건지
이해가 안될 정도로 함부로 들이댑니다.
수십 년 운전하면서 거의 시비를 붙지 않았는데
미니론 몇 번 창문 내리고 쌍욕을 했어요. ^^;;
좌우 한 대씩 진입하는 합류길에서도 막 들이미니... -.-
그리고 인테리어 디자인이나 소재도
관점에 따라 단점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좋게 말하면 실용적, 나쁘게 말하면 싼티.
이런 소재, 이런 마감으로 4천 전후 수입차?
냉정하게 따지면 실망스런 면도 분명 존재해요.
하지만 애초에 미니는 럭셔리를 원해 사는 차가 아니죠.
그리고 독일차들에 비하면 좀 이해 안되는
인체 공학적이지 않은 디자인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시트 포지션을 맞춘 상태에서
손을 뻗어도 룸 미러가 닿지 않아요. ㅋ
몸을 많이 앞으로 굽혀야 닿습니다.
룸 미러 한번 조절할려면 힘들어요. ㅎㅎ
윈드실드(앞유리)가 다른 차들에 비해
많이 앞쪽으로 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대시보드도 넓고 윈드실드 각도도 세워져 있어
유리 윗부분이 다른 차들보다 훨씬 앞쪽이에요.
그래서 역으로 작은 차체지만 실내가 넓습니다.
박스 형태라 헤드룸도 굉장히 여유가 많고요.
뒷좌석 공간도 충분해서 성인도 탈 만합니다.
수동 시트의 조절 레버도 뭔가 요상한 위치. ^^;;
일반적으로 느껴지는... 이게 등받이 조절이겠지...
하고 작동시키려 하면 안돼요. 그건 높낮이 레버.
팔을 더 뒤로 빼야 등받이 조절 레버가 잡힙니다.
몇 달이 지난 지금도 이건 적응이 잘 안된다는.
영국 사람들이 팔이 길어서 걔네들은 괜찮은? ㅋ
첨언하자면 자동 기능들도 뭔가 애매한 구석이...
자동은 자동인데 '수동식 자동'이랄까요? ㅎㅎ
사이드 미러 폴딩 기능이 있는데
버튼을 눌러줘야만 접힙니다.
시동 끄면 그냥 접히진 않아요. ㅋ
(차 키로 문을 잠그면 되긴 합니다.
저는 가방에 두고 도어 버튼으로 잠궈서)
와이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자동' 버튼을 눌러야 센서가 인식을 시작해요.
평소엔 그냥 수동 모드.
반자동이라 해야 할지 수동자동이라 해야 할지. ^^
보닛 아래 엔진이 있던 공간엔
모터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배터리는 뒷좌석 아래에 깔려 있다네요.
덕분에 앞뒤 무게 배분도 되고...
오버행이 짧은 해치백 형태라 그런지
전륜구동인데 묘하게 미드십(MR)의 느낌이 납니다.
FF 차량들처럼 앞이 무겁게 움직이고 뒤가 따라가는 게 아니라
MR처럼 차체 전체가 돌아가는 느낌이에요.
전반적으로는 살짝 언더 스티어입니다.
이건 제가 나이 들어 손목에 힘이 약해 그럴 수도. ㅋ
미니 핸들이 제법 무거워요. GT3보다도 무겁습니다.
997보다도 더 무거운 듯한 느낌적 느낌. ㅎㅎ
전기차 특유의 초반 토크 때문에 식겁한 적도 있어요.
비가 내리는 날 지하 주차장에서 빠져나오면서
평소 다른 차들 운행 때처럼 시속 10~15km로
천천히 코너를 도는데 언더가 나며 미끄러지는 겁니다.
만약 속도가 빨랐다면 그대로 기둥에 박았을 거예요. ^^;;
일상용 주행에는 전혀 부족함이 없습니다.
제로백이 7.3초인데 실 체감은 더 빨라요.
5초대인 것 같은데 진짜 7초가 맞는지? ㅋ
100까진 순식간에 올라가는 느낌입니다.
다만 130 넘어가면 배터리가 훅훅 줄어들어요.
속도 리밋은 150에 걸려 있습니다.
아마 배터리 효율 때문에 그렇게 해둔 듯.
어차피 준법 운행하려면 120 이상 밟을 일이 없으니
일상 구간의 가속 성능만으로 충분하다 생각해요.
출고 런플랫 타이어의 그립은 조금 떨어집니다.
악셀링을 조금만 과격하게 하면 슬쩍 털려요. ㅎㅎ
감안하고 리니어하게 악셀링해주는 게 안전합니다.
GT3에 윈터를 끼우고 있어 미니는 그냥 타는데
겨울에도 데일리로 쓰신다면 윈터 착용을 추천.
기어가 없는 것도 전기차의 특성이죠.
내연기관만 운전해온 저로서는 이게 제일 답답.
코너 진입하면서 기어 내려주는 게 당연한 건데...
아이오닉 시리즈는 패들로 회생제동 레벨을 선택합니다.
그래서 약간 비슷~하게 쉬프트 다운 느낌을 주긴 해요.
미니 일렉은 그런 게 전혀 없습니다.
회생제동 버튼은 스타트 토글 좌측에 있어요.
강함이 기본, 한번 누르면 약함으로 선택.
저는 늘 약함으로 두고 운행합니다.
이 정도가 GT3의 가속/감속감과 비슷해요.
GT3도 악셀에서 힘만 빼면 감속이 되거든요.
주행 모드는 스포츠/미드/그린/그린플러스 4단계입니다.
저는 늘 노멀(미드)로 놓고 다녀요.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좀 세게 달리고 싶다... 그러면 스포츠인데
전기차는 과격한 용도가 아니라 생각해서
굳이 스포츠 모드로 놓을 일이 없어요.
하체는 노멀에서도 제법 통통 튑니다.
1세대 미니에 비하면 무지 편해졌지만
여전히 다른 차들과 비교하면 하드해요.
GT3는 하드하지만 노면을 눌러버리는데
미니는 노면의 굴곡을 이기진 못합니다.
장거리 여행시 피로도가 더 높아요.
외려 GT3가 편하다는. 물론 그랜저가 최고. ㅋ
다른 분들과 마찬가지로
저도 미니 살 때 가장 궁금했던 부분.
과연 출퇴근용으로 불편함이 없을까?
그것도 생전 처음 전기차를 타는 건데?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전혀 불편하지 않습니다. ^^
집에서 회사까지 왕복 40km쯤 돼요.
주중 내내 탄다면 5일 200km인 거죠.
중간중간 거래처 다녀오고 하면 조금 더.
직접 운행해보니 일주일에 충전 1.5회면 충분합니다.
거의 닳을 때까지 탄다면 주 1회도 가능해요.
집밥, 회사밥 모두 편하게 이용 가능해서
보통 절반쯤 남으면 바로 충전합니다.
충전 단가가 190원인데 대략 월 4만 원 정도예요.
GT3 고급유 기름값의 거의 1/10입니다. ㅎㅎ
기기따라 다르지만 완속 충전에 5~6시간쯤.
급속은 한번도 해볼 일이 없었네요.
출고 때 받은 차지비 50만 원은 무지 남았습니다. ^^;;
제원상 주행거리는 170인데 실제론 200 이상 가요.
어떤 오너 분은 230km까지도 달려보셨더라는. ㅋ
저도 충주 '시그너스CC'까지 왕복했는데 남았습니다.
요 며칠 혹한에도 완충하고 출발하면 165km 뜨네요.
히터 켜고 평소처럼 주행하는데도 그렇습니다.
제가 지하 3층에 주차해서 그런 면도 있는 듯.
물론 메인카로 쓰기엔 분명 한계가 명확해요.
시티카로 사용하고 어쩌다 경기도권 정도 쓰임새.
장거리 여행 갈려면 아무래도 불편합니다.
중간중간 휴게소에서 계속 충전해줘야 하니...
아직 저는 한번도 그렇게는 안 타봤어요.
대전 이상 멀리 갈 땐 GT3를 탔습니다.
미니 일렉트릭... 반년 정도 타보니
장점도, 단점도 명확한 차입니다.
애초에도 알고 샀고요. ㅎㅎ
대부분의 오너 분들도 알고 타십니다.
메인카론 못 써요. 하지만 세컨카로는...
이보다 더 즐겁고 재밌는 차가 드뭅니다.
거기에 미니만의 아이코닉한 느낌까지!
현재까지 저는 대만족~~~~
P.S.
그래도 주행거리가 조금만 더 길었으면 하는 바람이. ㅋ
신형은 400까지 된다는데 그만큼 무거워지겠죠?
세상사 모든 게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는 법. ^^
일부로 로그인해서 추천하고갑니다^^
일부로 로그인해서 추천하고갑니다^^
컬러까지 똑같습니다.
공구리 컬러~~
세컨카, 집사람 시내전용, 출퇴근용으로..
집밥가능 세컨카 이고 집사람의 시내발이 전용 용도로 구매 했습니다.
7월 28일 부터 본격 운행했는데
지금 10,000km 찍었습니다.
몇달 몰아보니 거의 메인으로 사용 중 입니다.
꽤~~
아주~
매우 괜찬게 나온 물건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여러모로 매력이 넘치는 차더라구요. ㅎㅎ
추천추천~!!
모든 모델이 정답입니다.
각자 필요성에 따라 선택하면... ^^
개인적으론 미니 컨버터블 한번 타보고 싶어요.
전i3 탑니다 ㅋ
저도 지인이 갖고 있어 한번 타봤습니다.
진심 보배인님!^^
항상 읽고 있는 1인중에 한명이고요...GT3는 뭐 말해 뭐해요!!!
부럽부럽
즐거운 카라이프 하세요
먹자골목 선진입 했었는데 반대편 차량 양보하지 않던 기억이 ㅎ
진심이 느껴지는 후기였습니다.
멋지십니다. 늘 안전운전하세요!^^
몰랐던 사실도 알게 되고요. ㅎㅎ
언제부턴가 보배드림에 정치글만 너무 많고 그래서 가끔 들어와 베스트글 몇개만 읽고 하다보니..ㅎㅎ
gt3부터 미니까지 출고 축하드립니다.
중학생때 포르쉐를 좋아하던 저는 이제 곧 마흔이 되며 스팅어 타고 있네요.
마흔전엔 포르쉐를 타야지라고 마음 먹었었는데 결혼하고 아이가 태어나다보니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고 현재의 제 능력에선 스팅어가 나름 최대 마지노선이더라구요.ㅎㅎ
더 열심히 일해서 세컨으로 꼭 사고 싶네요.
변하기전의 보배드림 느낌으로 글 정성스럽게 써주셔서 너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엔질열 오일 누유 문제로...
전기차는 엔진이 없으니 괜찮은 모양이네요
그보다 gt3가 더 눈에 들어오는 ㅇ_ㅇ
세컨카로 미니컨버 생각중입니다
세컨시티카로 정말 좋아보이네요
자동차 사랑하시는분같네요
전기차 너무 조용하고 밥값도 적게들어서 기변하고픈데
미니는 어떤지 글읽으니 상상이 얼추가네요
시승기 잘 읽었습니다~~
차 좋아하는 평범한 사회인이에요.
예쁘지만 잔고장이 많은 수입차 그러나 3세대이후 고장이 줄어든 차
예쁘지만 비싼 자동차
여자가 탄줄알고 끼어들때 창문 내리면 놀라는 차
저처럼 집에 차가 꼴랑 한대이고 가족들을 테우고 짐까지 싣고다녀야 하는 사람은 갖기 힘든 차에요
클럽맨이나 컨트리맨은 제법 넉넉해요. ^^
들이대는 차가 없어서... ㅎㅎ
저는 박스 회수해서 사는 수준
실제로 저는 부자와는 거리가 멉니다. ^^
사정을 모르시는 분은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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