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저녁 동대문 DDP를 찾았습니다.
"포르쉐 이코넨 서울" 전시를 관람하기 위해.
Ikonen은 아이콘(Icon)의 독일어 Ikon의 복수형.
해석하자면 '포르쉐의 상징적 모델들' 정도...
포르쉐 오너들은 키를 보여주면 무료 입장,
유료 입장도 가능해요. 관람료는 1만 원입니다.
이날은 포르쉐 측에서 팀포르쉐 회원 10명을
선착순으로 초대해주셔서 갔던 것.
혼자 가도 되지만 겸사겸사 회원 분들과 같이 봤네요.
전시회 동영상이 먼저 상영되고 문이 열립니다.
전시는 크게 3개의 세션으로 되어 있어요.
헤리티지, 모터스포츠, 이노베이션.
첫번째 헤리티지 세션입니다.
말 그대로 역사와 전통의 모델들을 모아뒀어요.
도슨트 분의 첫번째 소개 차량은 356 A 스피드스터(1958년).
356은 911보다 이전의 모델입니다. 최초의 포르쉐.
스피드스터는 루프 뒤쪽이 일반 쿠페와 다른 2인승이에요.
911도 스피드스터가 한정판으로 나옵니다.
물론 우리나라에는 정식으로 수입되지 않지만요.
이게 일반 356 C(1965년)입니다.
그 중에서도 탑이 열리는 1600 SC 카브리올레.
356 C의 C는riolet의 약자가 아녜요.
ABC로 이어지는 모델명입니다.
1963년식 356 C 쿠페를 잠깐 타본 적이 있어요.
할아버지 개구리 동승기 보시려면 아래로.
(https://blog.naver.com/gilnoodle/198325311)
'카레라'라는 이름이 생기기 전의 911인
911 S 타르가(1971년)입니다.
타르가 50주년 기념 모델도 나왔었죠.
타르가는 카브리올레처럼 완전히 탑이 열리는 게 아니라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뒤가 유리인 모델입니다.
쿠페와 카브리올레의 중간쯤의 성격이에요.
그 옆에는 911 카레라(1975년)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Type 930이죠. 930 다음 세대인 964 터보가 2억쯤 하니
930 초기 모델인 이 차의 가격은 얼마일까요? ㅎㅎ
우리나라에 딱 3대 뿐인 930 터보를 만난 이야기는 아래에.
(https://blog.naver.com/gilnoodle/124764405)
다음은 964 터보 카브리올레(1993년)입니다.
901-930-964-993-996-997-991-992 이렇게 이어져 왔어요.
고래꼬리를 닮았다고 웨일테일이라 불리우는 날개.
오너들 사이에선 고기 굽는 불판으로도 쓰입니다. ㅋ
다시 잠깐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서...
레이스 카인 718 포뮬러 2(1960년).
현 박스터/카이맨의 모델명 718이
여기서 나온 이름이죠.
초창기 레이스 카들은 저렇게 차체 밖으로
서스펜션과 타이어가 돌출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축이 부러지는 사고도 엄청 많았죠. -.-
자~ 드디어 헤리티지 부스의 마지막 모델입니다.
다들 잘 아시는 유명한 차죠. 제임스 딘의 애마. ^^
550 스파이더(1956년)입니다.
진짜... 넋을 잃고 바라봤네요.
지금 기준으론 110마력이 평범해 보이지만
70년 전인 걸 감안하면 또 다르게 느껴질 겁니다.
게다가 이 차의 무게는 550kg이에요.
(우리가 흔히 타는 세단이 2톤 내외입니다)
초고성능 레이싱 카트를 타는 느낌일 듯. ㅎㅎ
뒷모습이 정말 끝내줍니다.
저 유려한 곡선...
열을 식히기 위한 그릴조차도 예술이네요.
두번째 모터스포츠 세션으로 넘어갑니다.
가장 먼저 맞아주는 것은 걸프 리버리
908/03 스파이더(1970년).
실제 뉘르 등에서 레이스 시합을 뛴 차량답게
각종 하체 부품들이 살벌하게 드러나 있어요.
타이어도 당연히 슬릭.
개인적으로 가장 이쁘다고 생각하는
마티니 리버리 카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베이비'라는 애칭으로 불린 935/77(1977년).
개구리의 전통적인 헤드라이트 디자인을
벗어난 게 독특한 매력으로 기억됐던 모델.
포르쉐의 첫번째 슈퍼카였던 959의
차체를 높여 만든 랠리 버전이에요.
959 파리 다카르 랠리(1985년).
911 랠리 버전에 대한 소문도 끊이지 않는데
아직까진 구체화되고 있지 않습니다.
자... 드디어 슈퍼슈퍼 레이스카들이 등장!
저도 무척 익숙한 차량이네요. 게임에서. ㅋ
모빌 리버리의 911 GT1(1998년)입니다.
모델명 GT1 GT2 GT3는 레이싱 대회의
클래스 분류에서 따온 거예요.
숫자가 낮을수록 상위 클래스입니다.
GT1은 상용으로 판매하지 않아요.
이걸 도로에 타고 다닌다는 건 불가능. ㅎㅎ
전시회 포스터의 메인 모델인 핑크 피그입니다.
정식 모델명은 917/20(1971년).
버킷 시트와 독특한 와이퍼가 눈길을 끄네요.
917의 차체를 더욱 키워(뚱뚱하게) 만들어
사람들이 돼지 같다는 평을 하자
포르쉐에서 "그래? 그럼 아예 돼지처럼 만들지"
해서 핑크색을 칠하고 각 부위 명칭까지 새기는
다소 엽기적인 장난이 전설로 남아버렸습니다. ㅋ
Ohrlappen(귀), Wamme(뱃살), Haxen(족발)... ㅎㅎ
이 핑크색 돼지가 하나의 심벌이 되어
이후 911 등 여러 모델에도 다양하게 적용됐어요.
제 취향은 아닙니다만 여튼 세계적인 인기. ^^
모터스포츠 세션의 마지막 차량입니다.
919 하이브리드(2017년).
르망24 레이스에 복귀한 포르쉐가
2015, 2016, 2017 3연속 우승이라는
바로 그 역사를 쓰게 한 모델이죠.
2015년 우승 때 간단히 포스팅을 했었습니다.
(https://blog.naver.com/gilnoodle/220390689374)
실차는 아니에요. 목업.
인제스피디움 호텔 로비에 있던 건데
이번 행사를 위해 잠깐 실어온 겁니다.
세번째 이노베이션 세션입니다.
랠리 버전으로 먼저 만났던 모델이죠?
포르쉐의 첫번째 슈퍼카 959(1988년).
최초로 4륜구동을 적용시켰고
최대출력 450마력, 최고속도 316km.
포르쉐의 슈퍼카(하이퍼카) 계보는 959에 이어
카레라 GT, 그리고 918 스파이더로 이어집니다.
쿠쿵!!!!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슈퍼카라 생각하는
카레라 GT(2003년)!!!!!!!!!!!!!!!!!!!!!!!!!!!!!!!!!!!!!!!!!!!!
공도용 포르쉐로는 드물게 V10 엔진이 올라갔죠.
덕분에 '귀곡성'이라 불리는 어마어마한 사운드로 유명합니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압도적인 존재감.
그리고 가장 최근에 제작된 슈퍼카죠.
하이브리드 슈퍼카 918 스파이더(2015년).
2013년 개발 당시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뉘르 7분의 벽을 깨서 세상을 놀라게 했습니다.
(https://blog.naver.com/gilnoodle/194944415)
바이작 패키지가 적용된 모델이에요.
스포일러나 디퓨저의 형상이 조금 다릅니다.
"포르쉐 이코넨" 전시의 마지막 모델이에요.
919 스트리트(2020년).
919 하이브리드 레이스카를
도로용 하이퍼카로 재해석했습니다.
한국인 정우성 디자이너께서 참여했죠.
아마 정식으로 제작될 계획은 없는 걸로 압니다.
전시된 차량 역시 컨셉으로 제작한 거예요.
이렇게나 아름다운 차량을 그냥 묻히다니...
마음이 아픕니다. ㅎㅎ
마치고 나오는데 주신 선물이에요.
음료, 텀블러, 포르쉐 키 링.
심장이 두근두근 뛰는 시간이었습니다.
자동차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집으로 오는 길, 흰렁이가 괜히 뿌듯했어요. ^^
르망 레이스에서 딱 1자리를 제외하고
Top 10을 싹쓸이 하는 엄청난 일을 저지르고선
"Nobody's perfect(완벽한 존재는 없다)."라는
'겸손을 가장한 초건방'의 유머를 구사하는 브랜드.
포르쉐이기에 가능한, 근~사한 전시회였습니다.
멋진 행사를 마련해주신 포르쉐코리아에 감사 드리며
강추!!!
P.S.
흰렁이 2.0 992 GT3는 지금 생산 중입니다.
6월 말이나 7월 초 평택항 도착,
7월 중순에는 저와 만날 예정이에요.
작년 1월에 계약했으니 1년 6개월 걸렸다는. ㅋ
가볼걸 구랬나봐요 차가 생각보다 많네요
왠지 엄청 멋있네요 ㅎㅎ
유에슈비는 안 되겠죵? ㅠ
저도 가볼려 했으나 아직 못가봤습니다ㅜㅜ
추천 2개 접니다 +_+
좋은 글 추천입니다 +_+
이건희 회장 시절 SSCL 통해 워낙 포르쉐를 많이 샀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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